아이폰14, 일본보다 비싸게 팔다니…"한국 무시한 처사"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2-09-08 15:57   수정 2022-09-08 17:21


애플이 8일 공개한 신형 ‘아이폰14 시리즈’를 두고 한국 차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판매가격이 전작대비 최대 33만원 올랐기 때문이다. 최대 인상률은 17.4%에 달한다. 애플은 시장 환율보다 높은 임의의 환율(1421원/달러)을 적용해 한국 판매가를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업계에선 아이폰14 시리즈의 한국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판매 가격은 △아이폰14 125만원 △14플러스 135만원 △14프로 155만원 △14프로맥스 174만원부터 각각 시작한다. 최고 사양인 14프로맥스 1TB는 250만원으로, 전작보다 17.4%(33만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을 1421원으로 적용한 가격이다. 이날 기준 환율(1381원)보다 높다.

애플이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잡스씨어터에서 개최한 ‘저 너머로(Far out)’ 행사에서 미국 내 아이폰14 판매 가격을 동결했다고 강조한 것과 분위기가 다르다. 미국 판매 가격은 △아이폰14 799달러 △14플러스 899달러 △14프로 999달러 △14프로맥스 1099달러부터 시작한다. 아이폰13 출시 가격과 동일하다.

특히 아이폰14 프로맥스 128GB 기종은 미국 판매가격이 1099달러인데 비해 한국 판매가격은 175만원으로 책정됐다. 적용 환율이 1448원/달러에 달한다. 각 주마다 다른 부가세를 적용하면 금액 차이는 일부 다르다. 부가세 7.25%가 붙는 캘리포니아에서 14프로맥스를 구매하면 약 1200달러(약 166만원)다. 한국 판매 가격보다는 약 9만원 저렴하다.

애플이 이날 공개한 일본 내 판매 가격과 비해서도 한국 판매 가격 상승폭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을 1400원 이상 반영해 한국 판매 가격을 책정한 것은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한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며 “한국 소비자 차별 대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한국 소비자를 위해 ‘갤럭시Z플립4’, ‘갤럭시Z폴드4’의 가격 인상을 최소화한 것과 비교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서 Z플립4 128GB는 999달러, Z폴드4 256GB는 1799달러다. 한국에서 Z폴드4 256GB 가격은 199만8700원으로 전작과 동일했다. Z플립4의 경우 135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9만9000원 올렸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에서 고가형 모델에 ‘M자형 노치(화면 상단 테두리)’를 없애고 최신 칩셋을 탑재했다. 팀 쿡 애플 CEO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해 강력하게 연동시키는 일은 애플만이 할 수 있다”며 “아이폰14 프로맥스는 역대 최고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폰14’ 시리즈는 일반(6.1인치)·플러스(6.7인치)·프로(6.1인치)·프로맥스(6.7인치) 등 4종이다.

아이폰14의 국내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달 말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애플이 한국 판매 초기 차별 논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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